안녕하세요. 저메인입니다.

대한민국 사람 중에 여의도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여의도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여러분들에게 여의도는 어떤 장소인가요? 누군가에겐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지. 누군가에겐 이성친구와 벚꽃놀이를 다녀온 추억의 장소. 방송국들이 많아서 연예인을 볼 수 있는 곳. 저에게는 자전거 타고 가서 밤바람 속에서 편의점 라면을 먹는 곳입니다.

오늘 출근길에 뉴스를 보는데 "남한 면적, 10년 동안 여의도의 98배만큼 커졌다."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저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번 산불의 피해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정부는 여의도 규모의 12배에 달하는 신도시 건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쓰레기의 양은 여의도를 4번 덮을 수 있는 양입니다"

왜 하필 우리나라의 뉴스에는 여의도를 면적의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일까요? 이 글에서는 여의도가 왜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면적의 기준이 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밤섬과 여의도

여의도가 우리나라 면적의 기준이 된 이유

사실 여의도를 기준으로 쓰자고 국가에서 지정한 적도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언제부터 기준으로 사용했다는 문헌이나 자료는 없다고 합니다. 단지 관례인 것이지요. 하지만, 이에 관련하여 세가지 '설'이 있다고 합니다.

개별적인 면적을 알 수 있는 장소

첫 번째 이유는 여의도는 개별적인 면적을 알 수 있는 장소라는 점입니다. 사람이 구체적으로 사용하는 여의도의 면적은 2.9 ㎢ 정도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시가화 면적 (개발된 면적), 주차장, 고수부지 등 사람이 이용하지 않는 면적까지 모두 합치게 되면 3.3 ㎢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3.3'이라는 숫자 익숙하지 않으십니까? 그렇습니다. 3.3㎡ 를 우리는 '1 평'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는 면적을 이야기할 때 '평'이라는 단위가 친숙합니다. 그럼 여의도의 면적을 계산하게 되면 100만 평이 되는 것입니다. '평수'에 친숙한 우리나라 사람에게 100만 평으로 딱 떨어지는 여의도의 면적이 사용하기 쉽게 되는 것입니다.

여의도는 독립된 섬

두번째 설은 여의도가 독립된 섬이라는 점입니다. 여의도는 행정구역상으로 여의도동으로 되어 있지만,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육지와 구분되는 섬입니다. 그중에서 하중도, 즉 강 가운데에 있는 섬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자라섬, 남이섬들도 하중도에 속합니다. 해외에 있는 뉴욕에 있는 맨해튼, 캐나다의 몬트리올도 대표정인 하중도에 속합니다. 이런 독립적인 섬들이 비교 단위로 활용되기도 하여, 미국에도 뉴스 기사에 맨해튼 면적과 비교하는 예가 많다고 합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자금성의 크기와 비교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섬

세 번째 설은 여의도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다는 점입니다. 윤중로 벚꽃축제, 국회의사당, 불꽃축제까지 적어도 서울시민들에게 여의도는 매우 친숙한 장소입니다. 기준’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사람에게 친숙한 곳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의도는 1970년대 이후부터 개발이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국군의 날 퍼레이드가 열렸다던지, 오랫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대명사였던 63빌딩이 있었기 때문에, 서울 시민들이 생각했을 때 가장 독립적인 랜드마크라고 생각한 이후부터 익숙한 장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른 축구장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 여의도 면적은 서울 중심적인 표현이라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지방에서 자랐고, 대학에 진학하면서 처음으로 여의도라는 곳에 갔을 정도로, 지방 사람들에게 여의도는 다소 친숙한 공간은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면적을 비교할 때 축구장의 크기를 기준으로 이야기합니다. 국제규격의 축구장 면적은 7,140㎡ 정도입니다. 평수로는 약 2,160평 정도 된다고 합니다. 축구장의 평수는 여의도처럼 딱 떨어지는 숫자는 아니지만, 우리는 축구장의 크기를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서울 사람마저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여의도 면적 대신 많은 사람들이 가늠할 수 있는 축구장을 기준으로 면적비교를 하는 기사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마무리

여기까지 여의도가 면적 비교의 기준이 된 이야기였습니다. 누군가가 정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면적의 기준이 된 여의도처럼 저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어떠한 기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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